신분을 위장하고 MLB 구단과 계약한 선수가 있다?

죽은 사람으로 위장했다
중남미 출신 야구 유망주가 이름과 나이를 조작해 MLB 구단과 계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단순한 신분 위조를 넘어 출생신고서와 사망신고서, 의료 기록, 학교 기록까지 꾸몄고, 가짜 묘비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9일 온라인 보도를 통해 MLB 사무국이 클리블랜드 가디언스(Cleveland Guardians) 산하 유망주의 나이와 신분이 위조된 증거를 확보했으며, 해당 선수에게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선수는 지난해 12월 클리블랜드와 계약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유망주다. 그는 계약 당시 디비드 세베리노(David Severino)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나이는 13~14세 정도로 파악됐다. 하지만 조사 결과 실제 나이는 이보다 두 살 더 많았고, 이름 역시 가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실제 이름은 다우리 세베리노 다마소(Dauri Severino Damaso)였다. <ESPN>에 따르면 이 사기극은 매우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관계자들은 다우리의 출생신고서와 의료 기록, 학교 재학 기록을 조작했으며, 그가 2012년 5월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한 것처럼 허위 사망신고서까지 작성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Santo Domingo) 외곽의 한 무덤에 가짜 묘비까지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을 통해 ‘다우리(Dauri)’는 서류상 사망한 인물이 됐고, ‘디비드(David)’라는 새로운 신분이 만들어졌다.
<ESPN>은 선수 부모의 동의 아래 세베리노의 전 트레이너 프란시스코 니에베스(Francisco Nieves)가 이 같은 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MLB에서는 과거에도 중남미 선수들의 나이와 이름이 실제와 달랐던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처럼 신분 위조가 조직적 범죄 형태로 드러난 경우는 이례적이다. 클리블랜드 구단은 이미 지난 5월 세베리노의 실제 나이가 계약 당시 알려진 것보다 많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계약을 파기했다. 한편, 클리블랜드는 과거에도 선수 신분 위조 문제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012년 당시 클리블랜드 투수였던 파우스토 카르모나(Fausto Carmona)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비자 갱신 절차를 밟던 중 이름과 나이가 모두 가짜였던 사실이 드러나 경찰에 체포됐다. 그의 실제 이름은 로베르토 에르난데스(Roberto Hernández)였으며, 실제 나이는 알려진 것보다 세 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