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면서도 날렵한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에 먼저 반하고, 풍성한 고음질 사운드에 마음을 굳힌다. 만만치 않은 가격을 먼저 접한다면 기웃할 수 있겠지만 ‘꿈의 오디오’란 애칭을 가진 데에는 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는 법. 덴마크 태생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Bang&Olufsen)이 100년의 역사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건재한 배경에는 고집스러운 고품질과 센세이셔널한 디자인 기조를 모두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디자인 강국 덴마크에서도 왕실과 정부가 국빈에게 선물한다는, 그 절대적 가치의 프리미엄 아이콘이 되기까지. [A to Z] 24번째 주인공은 뱅앤올룹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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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부상한 라디오 산업에 편승한 뱅과 올룹슨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는 여느 회사가 그렇듯, 뱅앤올룹슨 또한 설립자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1925년 덴마크의 퀴스트럽에 거주하며 같은 기술 대학을 졸업한 두 엔지니어 피터 보아스 뱅(Peter Boas Bang, 1900-1957)과 스벤드 울룹슨(Svend Olufsen)이 함께 만든 라디오가 바로 뱅앤올룹슨의 시발점. 그들은 창업 직전 울룹슨 집의 옥탑방에 공장을 차리고 새롭게 부상하는 라디오 산업에 편승해 주전원 소스를 갖춘 라디오를 개발하는 데 매진했고, 그러던 와중 같은 해 11월 뱅앤올룹슨을 설립한다. 이듬해 배터리 없이 플러그를 꽂아 쓰는 라디오 ‘일리미네이터(The Eliminator)’를 끝내 발명했으며, 이로써 뱅앤올룹슨의 브랜드를 단 최초의 상품이자 당시 치열했던 전자업계에 성공적으로 입문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요즘으로 말하자면 아이폰의 배터리 걱정을 덜어준 것과 같은 혁신적인 사건이인 셈이었던 터. 제품 성공에 힘입어 덴마크 스트루에르에 공장을 신설했고, 이후 하이퍼보(Hyperbo) 시리즈, 베오릿(Beolit)등 디자인과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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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타격에도 굴하지 않고 일어나다

뱅앤올룹슨은 창립 1년 만에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며 이대로 탄탄대로가 펼쳐지는 듯했으나 큰 수익을 거두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인 1945년, 나치 독일과 협력하지 않은 경영진에 대한 처벌로 나치 친위대가 회사를 폭파시켜 파산 직전으로 몰고 갔기 때문. 하지만 이들은 굴하지 않고 전쟁 직후 공장을 재건해 1955년까지 전기 면도기를, 1957년부터는 산업 디자이너 이브 파비안센(Ib Fabiansen)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개발해 기업을 일으켜 세운다. 1990년대에는 대리점 대신 직영매장을 열었고, 프리미엄급 올인원 오디오에 주력하며 분리형 오디오 개발과 판매를 중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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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넓은 시장으로 저변을 넓히다

혁신적인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전 세계 음향 마니아들의 선망이 됐던 뱅앤올룹슨이 또다시 꺾이기 시작한 때가 온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소비자가 MP3, DVD 레코더, 거치형 오디오를 외면하고 이에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 매출이 급락한 것. 이에 뱅앤올룹슨은 수익이 나지 않은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고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택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로 결정한다.

그 첫 번째가 차량용 오디오 시장을 개척한 일이다. 2005년 아우디를 시작으로 벤츠, BMW 등 내로라하는 럭셔리 브랜드 프리미엄 차량에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포착한다. 아이폰, 아이패드 전용 스피커 ‘베오사운드 8’을 제작해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1년 만에 6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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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뱅앤올룹슨의 높은 가격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2012년에는 스타일리시한 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위한 서브 브랜드 베오플레이(B&O PLAY)를 만든다. 이들은 충분히 수용 가능한 가격대이되 뱅앤올룹슨의 장인정신에 기초한 기술력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계승하여 언제 어디서나 함께할 수 있는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지향했다고. 포터블 스피커와 헤드폰, 이어폰 라인업을 늘리며 소비자 저변을 넓히는 데에 성공한다. 결국 뱅앤올룹슨은 결정적으로 베오플레이의 성장에 힘입어 4년 연속 매출이 증가하고 부활에 성공한다. 다만, 베오플레이의 수익성이 막대하게 증가함에 따라 2018년에 브랜드 이름을 뱅앤올룹슨 하나로 통합시켜 현재 베오플레이는 제품 이름으로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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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공간의 상호작용

'꿈의 오디로’라 불리며 전 세계 오디오 시장을 선두하고 있는 뱅앤올룹슨. 이들의 모든 제품은 디자인 개발 부서 ‘아이디어 랜드’에서 탄생하는데 디자이너, 개발자, 엔지니어 등 많은 이들이 제품에 대한 컨셉과 디자인을 도출해 내고, 개발자들이 이를 완벽하게 실현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프로토타입은 완벽한 음향 기기로 탄생하기 위해 혹독한 테스트를 진행하는 바. 이는 바로 뱅앤올룹슨의 엄격한 퀄리티 관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Testing to the limit’ 한계까지 테스트한다는 이 말처럼 이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서도 완벽히 작동할 수 있도록 수만 번의 실험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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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가장 미세하게 조정된 스피커라 하여도 스피커는 공간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들리는 소리는 항상 스피커와 그 주변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 법. 뱅앤올룹슨의 사운드 스페셜리스트 네오 카플라니스(Neo Kaplanis)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완벽한 스피커가 있어도 들리는 것은 둘의 합이다. 스피커를 배치한 위치와 배치된 환경은 스피커 자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어떠한 환경에서도 강력하고 정밀하게 작동하기 위해 뱅앤올룹슨은 제품과 공간 간의 상호작용을 실험한다. 비좁은 환경에서부터 광활한 자연, 주의가 산만한 소음, 비행기 내부 등 무더운 열대지역에 배달되는 경우 화물칸에서 꺼낼 때를 가정해 냉동고에 보관한 후 오븐에 넣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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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더욱 놀라운 점은 이들은 이후의 상황까지도 완벽하게 고려한다. 모의 운송 테스트를 거쳐 제품이 깨지는 상황을 실험하고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가정하는 것. 일례로 1.2m에서 리모컨을 떨어뜨리는 테스트를 100만 번 반복했으나 결국 고장이 나지 않아 중단했다는 사례가 있었다. 이렇듯 뱅앤올룹슨은 전 세계 소비자가 어디에 있든 누가 사용하든 항상 똑같은 퀄리티의 제품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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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의 연금술

모든 뱅앤올룹슨 제품이 완벽한 사운드를 얻을 수 있는 데는 톤 마이스터(Tonmeister)들의 역할이 있었다. 뱅앤올룹슨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사운드의 연금술, 즉 소리, 디자인 및 공예의 요소를 부분의 합보다 더 큰 전체로 바꾸는 창의적인 협업이라 할 수 있다. 뱅앤올룹슨의 목표는 레코딩 스튜디오의 모니터 스피커와 같은 음악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는 곧 제품이 소리를 전달하면서, 동시에 아티스트가 음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렇기에 모든 제품은 제작 초기 단계에서 인간의 경험을 따른다. 가능한 모든 경우를 가정할 수 없고 무한하기에, 대신 음악을 많이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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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클래식

1960년대 브랜드 슬로건인 ‘We think differently’은 여전한 영감의 원천이다. 이러한 혁신 정신 덕분에 뱅앤올룹슨의 많은 제품들이 유수의 미술관과 디자인 박물관에서 전시 및 수집되고 있다. 뱅앤올룹슨이 선보이는 높은 수준의 디자인은 ‘인간을 먼저 생각하고 인간의 감성에 다가설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철학을 계승했다. 뱅앤올룹슨은 사람들이 복잡한 제품과 서비스, 불필요한 정보에 얽매이지 않고 삶에 집중하길 원한다고 믿는다. 필요하고 필수적인 요소만 남긴, 단순하면서 시적인 감성이 깃든 디자인.

[cycloneslider id="15907"] 사운드와 디자인에 더한 장인 정신

뱅앤올룹슨은 재료의 속성을 그대로 살려 체감으로 느껴지는 제품을 만든다. 즉,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소재 자체를 선택할 때부터 기능, 품질 및 편안함을 고려한다. 제품이 피부에 닿는 느낌이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따라 소재를 달리 사용했다. 헤드폰의 이어패드에는 부드럽고 유연한 양가죽을, 헤드밴드에는 마모에 대한 내성을 고려해 구조가 조밀하고 두꺼운 암소 가죽을 사용한 것처럼 말이다. 유사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정직한 재료를 사용했으며, 디테일에 많은 정성을 쏟았다. 빛 아래에서 어떻게 보일지, 채도와 색조가 표면 마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훌륭한 디자인의 핵심이 하나로 융화되는 통일감이라고 생각했기에,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디테일을 살펴 제품을 세공했다.

[cycloneslider id="15903"] 디자인과 기술의 완벽한 조화

오디오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리고, 전자제품을 하나의 오브제로 승화시킨 뱅앤올룹슨은 디자인과 기술의 완벽한 조화를 위해 사내 디자이너를 고용하지 않고 외부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독창성과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식으로, 뱅앤올룹슨 디자인의 전설이 된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와 야콥 옌센(Jacob Jason) 역시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이었다. 데이비드 루이스는 오래도록 선망받는 디자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 인물이었고, 느린 진화의 가치를 믿는 디자이너였다. 얼마 가지도 못할 것을 만들기 보단, 문화의 일부를 디자인하고자 하는 그의 소신. 또한 뱅앤올룹슨의 상징과도 같은 디자인을 만들어낸 야콥 옌센은 27년간 234가지의 제품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적당한 선에서 타협했다면 뱅앤올룹슨은 존재하지 않았다.

듣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뱅앤올룹슨의 제품들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첨단 기술이 융합된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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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dle-to-Cradle

뱅앤올룹슨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자원 사용을 최소화하며 폐기물을 다시 자원으로 재순환하는 ‘저탄소 순환 경제’를 실현한다. “제품 외관의 아름다움과 내구성은 오래도록 지속되어야 한다”는 말처럼 뱅앤올룹슨은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을 좇기보단 오래 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기능과 디자인이란 속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제품 수명을 무한정 늘릴 수 있도록 부품 교체 및 업그레이드 등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책임 있는 소비를 촉진하고 권장하는 일. ‘베오사운드 레벨’에 모듈러 디자인이 적용되거나 친환경 방식으로 개발해 적용한 패키지, 국제삼림관리협의회 인증 목재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이들의 철학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사운드의 명가답게 뱅앤올룹슨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다니엘 아샴부터 벨루티, 1017 알릭스 9SM 등. 최근 출시된 슈프림 합작부터 뱅앱올룹슨과 캐릭터 브랜드와의 최초의 협업 프로젝트까지. 만남 그 자체만으로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던 협업 제품들을 소개한다.

베오사운드 익스플로어 슈프림 에디션

뱅앤올룹슨과 슈프림(Supreme)이 만나 포터브 블루투스 스피커 ‘베오사운드 익스플로어 슈프림 에디션’을 출시했다. 바로 지난주 발매된 따끈따끈한 신작. 제품은 슈프림의 상징적인 컬러와 로고를 활용했으며, 특화된 알루미늄 가공 기술로 제작되고 휴대성이 좋아 아웃도어 환경에서 사용하기 제격이다. 너비 8.1cm, 높이 12.4cm, 무게 631g으로 일반 볼륨 기준 최대 27시간 동안 연속 사용할 수 있으며, IP67 등급의 방진 및 방수 기능이 갖춰져 수심 1m에서도 30분간 견딜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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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플레이 P2 브라운

라인프렌즈(LINE FRIENDS)와 손잡고 탄생한 ‘베오플레이 P2 브라운’ 리미티드 에디션을 소개한다. 뱅앱올룹슨이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와 처음 진행한 컬렉션으로, 가장 작은 사이즈의 포터블 라우드 스피커 ‘베오플레이 P2’에 라인프렌즈의 브라운을 접목했다. 브라운의 시그니처 컬러와 디자인을 더해 귀여운 비주얼이 특징. 편리하게 매달거나 휴대할 수 있는 천연가죽 스트랩과 특별 제작된 동일한 브라운 컬러의 가죽 케이스에 ‘브라운’ 얼굴 장식이 추가돼 새로운 무드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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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9i 헤드폰 & 알루미늄 케이스

리모와(RIMOWA)와 뱅앤올룹슨의 첫 협업. 디자인, 장인 정신 및 혁신에 대한 공통 지향점을 가진 이들이 만나 ‘H9i 헤드폰’을 선보였다. 뱅앤올룹슨의 대표 블루투스 헤드폰 H9i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은 노이즈 캔슬링과 터치 인터페이스 기능을 지원하며, 리모와의 시그니처 알루미늄 케이스에 제공돼 소장 가치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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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플레이 A9 & 베오플레이 A1 & 베오사운드 엣지

생 로랑의 상징인 블랙 컬러로 무장한 포터블 블루투스 스피커 ‘베오프플레이 A9’와 ‘베오플레이 A1’. 파리와 로스앤젤레스의 생 로랑 리브 드와(Saint Laurent Rive Droite) 스토어 오픈을 기념해 선보인 이들의 만남은 두 브랜드의 특성을 고스란히 조합해 탄생했다. 또한 뒤이어 출시된 ‘베오사운드 엣지’는 고광택 알루미늄 본체에 대리석을 연상케 하는 패턴을 더해 생 로랑만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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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사운드 A1

중국 문화의 상징이기도 한 빨간색을 필두로 전개된 컬렉션은 경험과 감각을 통해 새로운 세대와 연결하고자 하는 클랏(CLOT)의 철학을 담았다. ‘베오사운드 A1’의 전면에는 클랏의 로고가, 후면에는 뱅앤올룹슨의 브랜딩이 새겨져있으며, 함께 부착된 태그에도 공동 브랜딩을 확인할 수 있다. 클랏의 디렉터 에디슨 첸(Edison Chen)은 “심박동의 리듬은 음악과 같다. 모든 사람의 존재를 설명하며, 이는 곧 음악을 만들고 예술을 만들다”라고 밝히며 협업의 의의와 디자인에 대해 설명했다.

뱅앤올룹슨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바로 디자인이다. 밀류셰프 디렉터가 한 인터뷰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이들의 DNA는 세 가지 단어로 요약된다. 사운드와 장인 정신 그리고 디자인. 오디오 브랜드로 시작해 디자인 오브제 브랜드로 거듭난 뱅앤올룹슨은 ‘인간의 감성에 다가설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단순한 기계를 벗어나 하나의 창의적인 예술작품을 만들어오고 있다. 디자인의 독창성과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 디자이너를 두지 않고 외부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을 유지하는 등. 혁신에 대한 뱅앤올룹슨의 열망을 명실공히 보여주는 장치다. 이처럼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디자인과 편의성, 견고한 내구성 덕에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1972년부터 영구적으로 11개 제품이 전시되고 있다.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뱅앤올룹슨. 이들의 디자인에 숨겨진 이야기를 아래에서 살펴보자.

먼저, 뱅앤올룹슨을 대표하는 제품은 럭셔리 라인 ‘뱅앤올룹슨’이다. 정통 클래식 오디오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감각적인 디자인과 세련된 외관이 특징이다. 라우드 스피커, 베오랩 90, 베오랩 20, 베오랩 19, 베오랩 18, 베오사운드 1 등은 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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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PLAY’ 라인은 2010년 론칭한 세컨 브랜드. 그들만의 디자인 철학과 사운드를 구현한 제품들로 꾸려져 있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블루투스 스피커인 베오플레이 A9, 베오플레이 M5, 베오릿 17, H3 이어폰 등의 대표 제품들이 있다. 이외에도, 제품 크기에 따라 정통 클래식 오디오 대형 제품들로 구성된 ‘Stage’와 시그니처 사운드를 계승하면서도 공간의 인테리어 가치를 높이는 ‘Flexible’, 휴대성과 편리성을 높인 ‘On-the-go’ 라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베오사운드 엣지

지름 50cm. 완벽한 원형의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베오사운드 엣지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Michael Anastassiades)의 작품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동전이 금방이라도 굴러갈 듯 옆면으로 서 있는 그 순간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베오사운드 엣지를 디자인했다. 실제로 베오사운드 엣지는 양옆으로 굴려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무게 13kg의 미니멀한 사이즈임에도 뱅앤올룹슨 하이엔드 스피커 라인에 탑재된 음향 기술을 적용해 보다 풍성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베오사운드 쉐이프

오이빈드 알렉산더 슬라토(Øivind Alexander Slaatto)가 디자인한 베오사운드 쉐이프는 육각형 타일 모양으로 레이아웃, 컬러, 사운드 성능까지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벽 부착형 모듈 스피커. 자연에서 나오는 황금 비율과 피보나치 수열 등을 디자인에 적용해 왔던 그는 베오플레이 A9에 이어 베오사운드 쉐이프 역시 벌집과 눈송이에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했다.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는 벌집처럼 육각형의 안정적인 패턴을 활용해 원하는 대로 스피커를 구성하고 형태를 구성할 수 있다고.

베오랩 19

덴마크 유명 산업 디자이너 야콥 바그너(Jakob Wagner)가 디자인을 맡은 베오랩 19는 제트기 엔진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된 무선 서브우퍼 스피커다. 정12면체를 녹여낸 외관은 각 면이 오각형으로 이뤄져 더욱 높은 균형감과 미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얼핏 보면 앞면에만 우퍼가 있는 것 같지만, 앞뒤가 뚫려있는 제트기처럼 앞뒤 모두 스피커 유닛이 장착돼 있다. 특수한 설계 덕에 바닥이 울리지 않고 한 꼭짓점에서 세 개의 선이 만나는 정12면체의 매끈한 디자인이 우퍼 스피커의 구조적인 부분에서도 무결성을 자랑한다.

베오랩 18

베오랩 18은 총 출력 320W에 원음 그대로의 손실 없는 사운드를 구현한다. 데이비드 루이스 디자이너스 그룹의 수석 디자이너인 톨슨 벨루어(Torsten Valuer)가 디자인한 베오랩 18은 파이프 오르간에 영감을 받았다. 19개의 친환경 나뭇조각으로 완성된 독특한 커버뿐만 아니라 매끈한 알루미늄 본체가 마치 발레리나가 발가락으로 가볍게 지탱하고 있는 듯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베오랩 11

2010년 선보인 서브우퍼 스피커. 튤립의 부드럽고 우아한 곡선을 그대로 재현한 베오랩 11은 서브우퍼 스피커로는 보기 드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기존의 서브우퍼와 차별화하기 위해 바닥이 아닌 벽이나 테이블 위에 올릴 수 있도록 가장 가벼운 무게로 만들어 하나의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아쉽게도 현재는 단종된 상태.

베오사운드 이머지

한 권의 책을 연상케 하는 베오사운드 이머지. 스피커치곤 제법 독특한 디자인이 눈에 띄는 해당 제품은 런던 소재의 디자인 스튜디오 레이어(Layer)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책의 실루엣을 본 딴 베오사운드 이머지의 두께는 무려 6.7cm. 측면 패널이 책 표지처럼 스피커를 감싸고 있으며, 뱅앤올룹슨 로고가 작가의 이름처럼 전면에 새겨져 있다. 상단에 위치한 패널로 작동하고, 터치식 버튼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위시리스트에 담아두었던 베오플레이 HX. 차원이 다른 노이즈 캔슬링, 풍부한 사운드는 물론 한눈에 보기에도 만족스러운 비주얼이 구매욕을 자극한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비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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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독립을 하고 내 집이 생긴다면, 거실의 인상을 좌우하는 TV는 올인원 OLED TV '베오비전 콘투어'로 마련하고 싶다.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으로 시간이 지나서도 클래식할뿐더러 유연한 배치 옵션으로 공간 제약 없이 활용 가능하니, 만일 또 이사를 가더라도 이만한 아이템이 없지 않을까. 물론 해당 제품을 사기 위해 부지런히 저축을 해야겠지만.

필자가 직접 사용 중이기 때문에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제품 ‘베오사운드 A1 2세대’. 손바닥만한 사이즈인데 이런 유형의 콤팩트 스피커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베이스 우퍼가 있어 상상 이상의 강력한 사운드를 청취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청량감이 좋은 편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중고음이 선명하게 들린다. 일반 청취 음량 기준 18시간 사용 가능하고 무게도 가벼운 편이라 바깥 활동도 무리가 없다. 뱅앤올룹슨 브랜드를 느껴보고 싶다면 입문용으로 추천하는 아이템.

[A to Z] 뱅앤올룹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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